어제 일찍 잠을 잔 탓인지 모닝콜이 울리기도 전에 일어났다.

느긋하게 터키TV를 보는데, 마침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고 있다.
여기가 이슬람국가가 맞는가 의심스러운 수준. 일단 모든 여자는 비키니를 기본으로 하고 계속 흔들어대는 춤뿐-_-이다.
남자가수가 더 재미있는데, 일단 컨셉은 몸이 되든 안되든 달라붙는 옷이나 나시를 입고 나오며, 그 남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주변에 어느새 여러명의 여성댄서들이 나와서 남자가수를 유혹-_-하는 필의 춤을 춘다.
같이 여러편을 감상한 동생의 말로는 하렘에서 술탄이 여자를 고르는 풍경과 흡사하다고.
(대략 짐작이지만 인기많은 남자가수일수록 여자댄서의 숫자도 많은듯-_-)

TV를 보다가 결국 평소와 다름없이 씻고 아침을 먹고 버스를 탔다.

오늘의 목적지는 카파도키아. 독특한 느낌으로 인하여 스타워즈에서도 타투인의 배경으로 쓰이고 스머프마을의 컨셉이 되기도 했던 곳.

그 전에 카파도키아 가는 길에 있던 커다란 호수를 잠시 들렀다. 말이 호수지 여름철엔 물이 말라서 바닥이 훤히 보이는 곳이었지만, 이곳의 특징은 소금호수라는 점. 그래서 바닥이 하얗다. 직접 맛을 보면 짭짤하다. 겨울철에는 물이 들어차지만 그 깊이가 아무리 깊어도 2미터정도라고.

본격적인 카파도키아투어에서 먼저 도착한 곳은 동굴로 이루어진 지하도시 데린구유. 그 옛날 이 곳에서 숨어 지냈을 사람들을 생각하니 어떻게 살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물론 나름의 환기시설이나 대피시설, 보호시설은 갖추어 놓았지만, 자칫 방향표지판을 놓치면 영원히 미로속을 헤메일듯한 복잡하고 사람이 고개를 잔뜩 숙이고 허리를 굽혀야 간신히 통과가 가능한 좁은 길을 지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좁긴 했지만 시원한 데린구유 관광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이동한다. 드디어 저 멀리 사진으로만 보아오던 바위산과 계곡들이 하나둘씩 보였다. 그러나 관광은 식사를 마친 후, 그래서인가 점심은 제법 푸짐했음에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어서 이동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카파도키아의 이런 아름다운 지형들은 한곳에 모여있는 것이 아니라 넓게 여러 곳에 퍼져 있기 때문에 배낭여행으로 오더라도 별도의 차량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먼저 들른 곳은 유츠히사르. 옹기종기 모여살았던 바위산.

괴레메 마을이 한눈에 바라다보이는 뷰포인트에서도 휴식

도중에 잠시 카페트가게를 들르기도 하였으나, 단체관광이라 어쩌겠는가. 그냥 시원한 에어컨바람을 맞으며 차이와 함께 휴식을 취하는 기회로 여겼다.

그리고 들른 곳이 파샤바. 스머프에 나오는 버섯바위들이 가득한 곳. 이 곳에 있는 동굴교회를 구경하기 위해 바위위쪽으로 올라가다 내 동생부터 시작해서 일행중 3명이 머리나 코등을 바위에 찧는 불상사가 발생했다. 밝은 밖에서 어두운 실내에 갑자기 들어가다보니 안쪽에 있는 자그마한 턱을 보지 못해서 일어난 일. 게다가 여기는 지하도 아니고 2층쯤 되는 좁은 바위 안이라 푹푹 찌기까지 했다.

부상자 일행과 그 가족들은 서둘러 일단 버스로 돌아가 응급처치.

다음으로 터키석 가게를 들렀다. 카페트 가게 아저씨가 그렇게 열심히 설명을 했음에도 판매실적이 제로(사실 그건 들고가기 힘들다는 문제와 세관에 걸리기 쉽다는 문제가 컸을듯)였는데, 여기서는 열심히 한국말 몇마디 하더니 일행이 들른 가게들 중에 최고의 수입-_-을 올렸다. 보석류는 작아서 들고 가기고 쉽고 진품과 가짜를 구별하기도 어려워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나름대로의 생각.

이 가게에 감동받은 것은 빠방한 에어컨뿐이 아니었다. 저쪽에서 시원한 애플차이를 주던 직원이 동생이 상처를 대충 닦은 것을 보자, 화장실에 갔다오라고 손짓을 하더니, 사무실에 있던 온갖 소독약등의 구급약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심지어 밴드까지 붙여주는 센스.

옆에 있던 내가 마침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것을 보자, 자기는 붉은악마티셔츠를 갖고 있다는 자랑-_-;

현지인 카디르는 한국인 가이드가 나와 동생중 누가 형인거 같냐고 묻자 내가 동생이라고 대답해주는 센스를 발휘하여 나를 기쁘게-_-하였다. (그것도 있고 추후 전개될 이러저러한 것들이 겹쳐서 마지막 날 나는 그에게 내가 입고 간 Reds, Go together티셔츠를 곱게 빨아서 선물-_-해주었다. )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낙타바위를 필두로하는 이른바 만물상.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수백개의 바위들이 늘어선 곳.

오늘의 긴긴 일정이 끝나고 호텔에 도착. 이 호텔 무선인터넷이 공짜로 된다. 게다가 수영장도 있고.
그러나-_- 이미 해가 저물던 시간이라 야외수영장은 끝났고, 인터넷보다는 일단 저녁을 먹어야 할 처지였다.

물론 방에서도 인터넷은 되었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 비추어볼때 웹서핑은 방에서보다는 호텔로비에서 하는 게 훨씬 잘 되더라는-ㅁ-a

특히 한국 단체여행처럼 빡빡하게 움직이는 경우에는 호텔에서의 휴식같은 여유를 찾기는 힘들었다. 물론 일정상으로는 휴양지에서는 관광일정을 많이 줄여서 호텔에서의 자유시간을 주려고 배려는 하였으나, 우리 팀은 박복한 운명을 타고 나서 그거 제대로 누리기 힘들었다.

그런데 방에 들어가니 에어컨이 달려 있다. 분명 가이드가 말하기로 이 동네는 고원지대라서 밤에는 추울 정도로 서늘하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는 호텔이 많다고 했는데, 이상하다라는 생각을 하며 평소 다른 호텔에서 하던것 처럼 에어컨을 최대출력으로 틀어놓고 잠이 들었다.

게다가 내일은 열기구를 타야 하기 때문에 4시 30분에 호텔로비로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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