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열전 원문]
얼마전 광화문 광장에 들렀었다.
가고 싶어 간건 아니고, 도심에 다른 일로 갔다가 이순신장군 주위로 물줄기가 보이고 사람들이 많이 보이길래
때마침 KBS에서 하도 광고를 해대길래 어떻게 만들었나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구경 온 사람들로 광화문사거리부터 차는 차대로 막히고,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넘쳐나고 있었다.
너무나 사람이 많아 5분정도 광장안을 떠밀려 걷다가 그냥 세종문화회관쪽으로 나와버렸다.
광장이라는 공간이 새로 생긴건 참 좋은 일이다.
서울이라는 거대한 공간에 사람들이 여유있게 쉴 곳이 과연 얼마나 될까 생각하면 이렇게 사람들이 모이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런데, 시청광장, 청계천을 거쳐 여기 광화문광장에 이르기까지 이 공간들이 '시민'의 공간인지 '전시' 내지는 '토목'의 공간인지 분간이 가지를 않는다.
세 곳 모두 사람이 공간의 관람객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시청광장이나 청계천 곳곳에는 볼만한 것들을 여기저기 심어놓았다.
멀리서 보기는 참 아름다운 곳들이다. 하지만 그게 공간기능의 전부.
사람들은 공간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결국 커다란 전시장이 될 뿐이다.
광화문광장에서 사람들이 쉴 곳은 어디인가. 이순신동상옆의 분수? 광화문쪽의 거대한 꽃밭?
좌우로는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은 결국 가운데에 갇히고 만다.
폄하하는 말로 비유를 들자면 결국 초대형 버스전용차선정류장과 다를게 없다.
차가 막히는 걸 감안하고 차로를 줄이는 결정을 했다면 차라리 가운데가 아니라 양쪽 보도를 더 넓히는게 낫지 않았을까.
서울광장이 만들어졌을때의 그 어색함을 몇년이 지난 지금, 광화문광장에서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슬프다.
부디 4대강 살리기는 이런 모습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