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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왜 사진을 올리지 않느냐고 하겠지만-_-;; 이미 깊숙이 퍼진 귀차니즘으로 뭐.. 글만 쓰는 걸 어찌할꼬.
게다가 사진은 Aperture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바람에 천상 맥에서 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맥에서 인터넷하는 건 꽤 불편해서(특히 한국어-_-사이트) 사진올리기가 더 귀찮다.)
공항에서 길을 잃어 정신없이 뛰었다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문득 생각이 났다.
1.
처음으로 국외여행을 나갔을 때 도착한 공항은 당시 막 열었던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이었다. 출발은 서울 김포국제공항(-_-;;)
항상 국내선만 타다가 처음으로 국제선을 타게 되었을 때, 국내선청사보다도 거대한 국제선청사에 감동(?)을 받은지 채 몇시간도 되지 않아 도착한 첵랍콕 국제공항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금도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그 첵랍콕에 갓 개장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갔으니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기나긴 터미널과 확 뚫린 넓은 천장과 수많은 편의시설들. 김포국제공항이 크다고 감동의 눈으로 바라보던 그따위(!) 생각은 이미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홍콩국제공항에 가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지금의 인천국제공항과 생김새나 구조가 비슷하다. 같은 사람이 설계를 해서 그렇다는데, 거의 십여년전에 그런 규모의 공항을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인천공항을 처음 갔을 때는 그 엄청난 규모에도 '아, 새공항이구나'정도의 감흥밖에 없었다.
아무튼, 이 홍콩국제공항은 애초에 환승을 중점에 두고 설계를 해서 그런지 터미널의 세 윙이 출입국장에서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한 가운데에서 만나, 메인 윙의 반대쪽 끝에 있는 출입국시설로 이동하게 되어 있다. 어차피 홍콩에 입국할 때는 머나먼 윙에 도착한 사람은 실내열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어 있어 별 문제가 없고, 환승할 때는 어차피 환승이 가운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으나 출국할 때는 운이 없으면 진짜 고생이다.
만약 탑승게이트가 다른 윙의 끝쪽이라면 메인 윙을 끝까지 간 다음에 다시 다른 윙의 끝까지 가야 하는 것. 내 기억으로는 메인 윙을 끝까지 가는데 무빙벨트를 타고도 15분은 걸렸다. 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출국수속을 끝내고도 이동하는데 순전히 25분이 더 걸리는 셈. 실제로 가서 보면 알겠지만, 진짜 아득하게 멀다. 면세구역에 들어오는 순간 저쪽 끝(윙 교차점)이 안보일 정도니까.
그 글을 썼던 사람도 홍콩공항이었다고 했던데, 순간 그 아득하게 먼 길이 떠오르면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짐을 들고 그 머나먼 길을 뛰었다니;;; 홍콩공항에서는 이런 머나먼 장거리(?)고객을 위해 "유료"수송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는데 얼마의 돈을 내면 공항내에서 탑승게이트까지 전기자동차로 빠르게-_- 모셔다 준다. 가끔 무빙벨트좌우로 시끄러운 경고음을 내며 지나가는 것을 홍콩공항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정이 끝나고 다시 도착한 김포'국제'공항은 요즘말로 "안습" 그 자체였다. 도착하자 좁디 좁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1층의 출국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그 좁은 공간에도 홍보가 필요했는지 유리관속에 거북선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거의 아카데미 모형-_-수준의 그것... 정말로 가슴이 아프고 우리나라가 고작 이정도였나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
물론 지금 인천공항은 시설이나 규모는 정말로 세계적 수준임에 틀림없다. 한번 해외 공항을 들렀다 다시 돌아오면 틀림없이 느낄 수 있다. 항상 비교라는 것이 자기가 들른 다른 공항과 하게 되어있음이 당연한 것이고 그 시절과 지금은 분명히 다르다.
그 때는 런던의 히드로공항이나 파리의 드골공항을 보고도 감탄과 부러움을 느꼈던 기억이 선명하지만, 작년에 다시 들렀던 파리 드골공항에서는 예전에 김포공항에 돌아왔을 때의 그 우울함과 안쓰러움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2.
공항에서 당황했던 기억은 나도 한번 갖고 있다.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 김포공항으로 귀국하던 날의 기억이다.
일본에 도착했을 때는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왔었기에, 나리타 국제공항이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그저 책에 써 있는대로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면 떡하니 도착할 줄 알았다.
그 생각에 출발일 점심시간까지도 도쿄시내에서 쇼핑과 관광을 했고, 아무 생각없이 물건을 사다보니 짐도 한가득이 되었다. 더 큰 실수는 이제 엔화를 쓸 일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돈도 너무 많이 써 버린것.
그리고는 커다란 배낭을 메고, 플레이스테이션2(발매일에 다녀왔다-_-)와 게임, 시디, 맥주, 음료수등등을 바리바리 싸들고 우에노에 도착. 어라 그런데 남은 돈으로는 공항가는 기차중에 제일 싼것 밖에 탈 수 없었다.
뭐 얼마나 걸리겠나하는 생각으로 그냥 그거라도 타고 자리에 앉으니 졸리다. 어차피 종점이니까하는 생각으로 잠깐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한 30분쯤 지났을까, 그런데 주위 풍경이 낯설다. 시골 한가운데를 달리고 있다. 잘못탔나하는 생각에 전철에 붙어있는 노선도를 보니 공항에 가는 것은 맞는데, 막 도착한 역의 이름을 찾아보니 어라 아직 반도 못왔던 것.
비행기출발시간까지는 한시간반도 남지 않았다. 슬슬 다급해졌다.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 전차, 역마다 꼬박꼬박 선다. 타는 사람, 내리는 사람 심지어 타고 있는 사람도 얼마 없는데-_-;;;
드디어 다음역이 공항. 출발시간까지는 채 50분이 남지 않았다. 정말 다급하다. 게다가 돈도 없어 이걸 놓치면 도쿄거지가 탄생하는 것. 손에 힘을 꽉 쥐고 봉투들을 챙긴다.
도착.
표지판이고 뭐고 제대로 볼 것 없이 정신없이 달린다. 계단을 오르고 복도를 지나고 보니, 사람들이 많다. 터미널에 제대로 왔나보다. 그런데 발권창구가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 있을 발권창구를 찾아 터미널을 거의 끝까지 달렸을까.
아아아, 없다. 어떻게 된거지. 여기가 터미널이 아닌가?
심장은 정신없이 뛰고 있었지만, 그걸 생각할 겨를이 없다. 저기 앞에 보이는 경찰에게 달려갔다.
보딩패스라는 단어를 말하자 경찰은 말 한마디 없이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그렇다.
나는 지금 나리타공항 도착층을 질주했던 것.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뛰어가니 저 멀리 반가운 태극무늬가 보인다.
달려가 티켓을 건네주니까 직원이 한편으로는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안도의 표정.
보딩패스와 여권을 주면서 빨리가라는 얘기를 한다. 탑승시간 40분전. 간신히 발권마감시간 직전에 발권에 성공.
세관, 출국수속은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나리타 공항이 어떻게 생겼는지 아무 기억이 없다.
그저 기억나는 것은 정신없이 달렸다는 것뿐.
다시 한 번 나리타국제공항에 가 보고 싶다. 도대체 내가 얼마나 달린 것일까.
그날 귀국하는 비행기의 내 자리는 창문이 없는 창가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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