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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은 '해방구'라고 모 신문이 얘기하더라. 광화문일대가 처음 '해방구'가 되었던 5월의 그 어느날부터 지금까지 나는 그래도 시민의 뜻이 저렇게 모이면 무언가 다른 상대방은 그에 걸맞는 해결책을 내 놓을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의 흐름을 보자니 그게 아닌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특정 신문들은 벌써부터 '폭도들'을 자세히 이야기하며 '노무현 시대'를 연상케 하는 '무법천지'의 상황을 조속히 '법치'로 다스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언론이 언론이 기능을 하지 못하고, 언론이 스스로 권력기관화 되어버린 오늘날. 나는 그 언론의 힘이 권력 못지 않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새삼 느끼고 있다.
인터넷의 보급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언론매체 외에도 다른 방법으로 정보를 얻는다고는 하나, 아직 그 힘과 범위는 대중적이지 못하고 소수의 '폭도들'과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 분연히 떨치고 일어나신 '구국의 시위'에게는 경찰의 대접도 다른 모양이다.
경찰청장이라는 사람은 '정말 80년대식 진압이 뭔지 모르는거 같다'는 말을 하며 지금까지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어떠한 사과나 의견표명도 한 적도 없고,
소통을 강조하던 정부는 시민들에게만 귀를 열고 들어라고 강조하고 있다.
비폭력을 아무리 외치는 시위라고 하더라도 비폭력의 한계는 명확하다. 두달간의 비폭력이 결국 '소 귀에 경읽기'였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간다면 아무리 머리로 비폭력을 생각해도 마음은 그 곳을 떠날지 모른다.
혹시나 그것이 누군가가 원하는 결말, 파국일지도 모른다. 시위를 진압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기고, 한줌에 불과한 '좌파빨갱이'들을 잡아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그냥 마음이 답답해온다. 잃어버린 10년이 이렇게 빨리 돌아온것도 가슴아픈데 10년이 아니라 20년, 30년으로 돌아온 것 같다.
그리고 이번의 일로 소위 민족정론지에 걸었던 한가닥의 기대도 접을란다. '팩트'에 감정을 실어 전달하는 것 까지야 '논조'라는 이름하에 용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픽션'을 '팩트'인양 적는 그 자세는 종이가 아깝고 월급이 아깝고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수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드는 짓이다.
다음주 월요일날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시청광장에서 있다고 한다. 모르겠다. 이 대결의 방향이 어디로 향해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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