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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잠을 자다 모닝콜에 눈이 깨니 동쪽하늘이 밝아지고 있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어젯밤 난잡하게 퍼뜨려놓은 짐을 다시 정리하다가 식사를 하러 꼭대기층으로 올라갔다.
어젯밤 이 호텔 식당은 전망이 좋을 거라는 가이드누님의 말이 실감났다.
햇빛이 조금씩 비추면서 샛노란 햇살이 식당과 이스탄불을 비추고 있었다.
금각만과 마르마라해협, 그 사이로 솟아오른 자미(모스크)들이 보이고 저 멀리 보스포러스다리가 들어왔다.
밥을 먹다말고 다시 방으로 내려가 카메라를 챙겨 올라와서 사진 몇장을 찍었지만 뭐 항상 그렇듯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직접 보는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
이날 아침부터 먹기 시작한 터키음식은 특히나 빵류가 가장 맛있었는데 에크맥이라 불리우는 이 빵 정말 맛있었다. 프랑스의 빵과 필적할만한 그 맛! 꼭 추천!!!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탔다. 드디어 대장정의 시작.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시내이동이었고 숙소도 술탄아흐멧쪽이라 관광지까지 이동하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다.
먼저 도착한 곳은 히포드롬. 옛 로마시대의 전차경기장자리였다.
여기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 터키인 가이드 카디르. 터키여행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터키에서는 가이드를 반드시 현지인으로 쓰기로 되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팀도 서울에서 같이간 T/C(인솔자)와 현지 한국인 가이드, 그리고 터키인 가이드 이렇게 3명이 인솔자가 된 것이다.
다른 여행팀의 현지인 가이드들을 보니 실질적으로 이들이 유적에 대한 설명과 인솔을 하고 있는 듯 보였지만, 한국인팀들은 대부분이 한국인 가이드가 설명을 하고 터키인 가이드는 표를 사고 예약을 확인하는 등의 잡무를 하는 구성이었다. 이들은 터키정부가 발행한 가이드 증명서를 항상 목에 걸고 다니기에 어디서나 눈에 띄었다.
히포드롬을 거쳐 간 곳이 블루모스크. 아침에 일찍 출발한 터라 아직 입장이 불가하다는 얘기에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여러 여행팀들이 보인다. 비행기에서 본 한국인팀들도 여럿이었고,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 팀들도 있었다. 한국여행팀들의 코스는 대부분 엇비슷하기에 같은 날 도착한 팀들은 대부분 여행 끝날때까지 최소한 한번 이상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서유럽배낭여행을 시계방향으로 도는 한국여행객이 많은 것처럼 터키여행도 대부분이 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였다. 물론 필수도시인 이스탄불, 카파도키아, 파묵깔레, 에페소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도시 어디를 들르는가는 여행사마다 조금씩 달랐지만)
이제 블루모스크에 입장할 시간. 다른 이슬람국가들과는 달리 터키는 대부분의 모스크를 비신자에게도 개방한다고 한다. 대신 종교시설이므로 나시나 반바지를 금하며 신발을 신고 들어갈 수 없다. 따라서 입구에 옷을 덮을 수 있는 치마나 스카프류와 신발을 담을 수 있는 비닐봉지등을 제공한다. 반바지를 입고 간 나도 푸른 천을 치마인양 두르고 입장했다. 또한 신자가 아니므로 정문을 이용할 수 없고 옆문으로 출입해야 했다.
처음 접하는 이슬람 사원은 그동안 많이 접해온 기독교 사원과는 사뭇 달랐다. 웅장함을 강조하는 분위기는 흡사했으나 기독교에서는 성상이나 조각등을 많이 활용함에 비해 이슬람은 타일등을 이용한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주였다.
블루모스크를 마주보고 있는 것이 저 유명한 성 소피아 대성당. 현지에서는 아야소피아라고 불리우고 있었고 블루모스크와는 달리 종교시설이 아닌 박물관의 성격을 갖고 있어 아까와 같이 옷을 걸쳐입을 필요는 없었다. (다만 입장료가 있다-_-)
역시 이곳도 일찍 나온 연쇄효과로 문을 여는 시간까지 서서 기다려야 했다.
6세기초 재건이후 1500년동안 같은 자리를 굳건히 지키면서 세계를 지배했던 로마제국와 오스만투르크제국의 영욕을 함께 했던 건물. 굳이 이와 비교할만한 종교건물로는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과 맞은편의 블루모스크정도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들과 천년이상의 세월의 차이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 아야소피아의 가치는 실로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기독교회로 쓰이다가 모스크로도 쓰이고 이제는 박물관으로까지 쓰이는 운명도 기구하기 그지없다.
안으로 들어가보면 참으로 오묘한 곳이 아야소피아이다. 기독교회와 모스크를 섞어놓은 듯한 이도저도 아닌듯한 분위기. 1500년전의 건물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함과 함께 아직도 복원작업이 한창 진행중이라 중앙의 절반은 가려져있는 아쉬움이 같이 다가온다.
아야소피아를 둘러본 다음 이른 점심을 먹으러 간다. 이 여행사 일정이 빡빡한 터라 12시에 보스포러스해협 유람선을 타야 앙카라까지 늦지 않게 갈 수 있다는 것. 허겁지겁 점심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우리를 태우고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야 할 버스가 오지 않는다. 다급한 가이드누님 전화를 해보는데, 차가 막혀서 늦고 있다는 여유있는 답변이 왔다고. 11시 55분이 되어서야 버스는 도착. 기사는 느긋한 표정이다. 이 또한 한국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여유. 카디르도 급한지 유람선 선착장에 지금 가고 있다(터키어는 모르므로 감으로 찍어본 것임-_-)고 전화로 얘기하고.
12시 5분이 되어서야 선착장에 도착. 다음 배는 1시간 30분이 있어야 간다는데...
12시에 떠나야 할 배가 아직 그래도 있다. 배의 선장도 여유를 부린 탓인지, 전화가 효과가 있은 탓인지 아무튼 무사히 유람선에 탑승하여 유럽과 아시아를 번갈아가며 한시간동안의 배안에서의 휴식을 즐겼다.
가이드누님이 헐레벌떡 일정에 사죄하는 의미에서 차이를 한잔씩 돌린다. 1주일간 계속된 차이 차이 차이의 시작.
한 시간쯤 이스탄불의 경치를 즐기고는 내려서 버스에 다시 탑승. 진정한 이동이 이제서야 시작이라고 가이드누님은 계속 겁을 준다. 앙카라까지는 6시간 걸릴 거라고.
게다가 휴일이라 그런지 이스탄불을 빠져나가려는 차가 많아서인지 고속도로가 꽉 막혔다. 그나마 우리버스는 에어컨이라도 제법 잘 나오는 차라 버틸 수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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